지하철 승강장 연단 간격은 문명사회와의 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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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9 09:00
지하철 승강장 연단 간격은 문명사회와의 간격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4-28 16:36:45
지난 4월 16일 오후 6시경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로 지체장애를 가진 승객의 발이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시민 30여명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구조될 수 있었으나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해당 역은 전동차와 승강장 단차 간격이 매우 넓어 고무발판이 설치되었음에도 여전히 다리가 빠질 정도였으니 고무발판 설치 이전에는 그 사이 간격이 얼마나 넓었다는 것인가?
요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갑론을박을 떠나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이 있음에도 우리 사회가 장애문제와 삶에 대해 이토록 치열하게 논한 적이 있던가.
비문명적이라는 폄하와 천년 만년 살겠다 싶을 정도의 비난과 욕을 들을지언정 차기 집권 여당의 당대표와 TV토론으로 공중파를 통해 전국민에게 장애문제를 알릴 수 있는 기회까지 마련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의 입장에서는 큰 성과일 것이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목소리를 전할 기회마저 절실하다. 마치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에 빠진 위급상황에서 긴급구조를 외쳐야 하는 그 순간처럼.
전장연의 회원단체인 가치이룸동대문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지난 2021년 두 달간 동대문구 관내 지하철 승강장 단차 간격을 조사한 바 있다. 해당 조사는 동대문구 거주 장애구민이 참여해 당사자 관점에서 이루어졌으며 1호선을 중심으로 신설동역, 제기동역, 청량리역, 회기역, 외대앞역, 신이문역 등 6개 역에 대해 시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선 6개 역의 상·하행 방향 총 12건 중 승강장 연단 간격 기준치를 충족한 역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구체적으로는 청량리 상행(90mm), 청량리 하행(100mm), 회기 상행(110mm), 회기 하행(100mm), 외대앞 상행(60~90mm), 외대앞 하행(60~100mm), 신이문 상행(90mm), 신이문 하행(100mm), 신설동 상행(100mm), 신설동 하행(100mm), 제기동 상행(150~170mm), 제기동 하행(55~160mm) 등 기준치(50mm)를 모두 초과하였을 뿐 아니라 연단의 간격이 100mm 이상인 곳도 9건이나 되었다.
이처럼 동대입구역 뿐 아니라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의 간격이 넓어 사고 위험이 높은 지하철역은 한 두 곳이 아니었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와 그에 따른 책임 모두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몫이 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에 가치이룸동대문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도시철도 건설 규칙과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설계지침에 맞게 승강장 연단 및 간격을 수정하고, 안전장치를 마련할 것을 정책 건의하였으며 답변은 다음과 같다.
회기역, 외대앞역, 신이문역의 관리를 책임지는 한국철도공사 서울본부 수도권동부지역관리단에서는 「철도시설의 기술기준」 제 57조 승강장에 따라 전동차와 승강장 가장자리의 간격이 0.1미터가 넘는 부분에는 안전발판 등 승객의 실족을 방지하는 설비를 설치하여 관리 노력하고 있다는 공문을 보내왔다.
이어 「도시철도건설규칙」 및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 편의시설 설계지침」을 적용하는 전동차 전용철도 기관과 달리 3개 역사는 일반열차(KTX, 일반화물, 군전용탱크열차 등)와 전동열차를 혼용하고 있기 때문에 승강장 거리 축소에 제한이 있으며 고승강장 관련 규정에 따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상반기 중 승강장 정밀 검측 및 선로장비 작업을 시행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기준치 초과개소에 대하여 예산반영·보강하여 고객 안전사고 방지 및 열차안전 운행을 확보할 예정이라는 답변도 덧붙였다.(시설처-778(2022.1.28.))
또한, 신설동역, 제기동역, 청량리역의 관리를 책임지는 서울교통공사는 승강장 연단 간격이 넓은 부분에서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자동안전발판 설치에 대해 안전성 미확보로 보류된 상태이며, 2021년 12월 재추진(시범설치) 계획을 수립하여 안전성 검증을 추진하고자 하였으나 예산 미확보로 금년도(2022년도) 설치 계획은 없으며 향후 자동안전발판 안전성 검증과 설치 사업비 확보를 위해 다방면으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는 답변을 공문으로 보내왔다. (승강장안전문사업소-1204(2022.02.04.))
한마디로 언젠가는 보완하겠지만 언제 할지는 모르겠으니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드린다 쯤으로 정리하면 될까. 저마다의 입장과 사정이 있겠으나 어떤 규정과 예산 집행의 우선순위에 따라 시민의 안전이 좌우되는 지금의 사회가 사회적 약자의 시위방법에 대해 평가할입장이 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점점 무뎌지는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은 동대입구역와 같은 사고 발생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음을 기억해야 하며 이는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지하철을 이용하는 누구라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을 함께 기억해야 한다.
지하철 승강장 연단 간격은 문명사회와의 간격과 맞닿아 있다.
*이 글은 가치이룸동대문장애인자립생활센터 목미정 부소장 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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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시민 30여명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구조될 수 있었으나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해당 역은 전동차와 승강장 단차 간격이 매우 넓어 고무발판이 설치되었음에도 여전히 다리가 빠질 정도였으니 고무발판 설치 이전에는 그 사이 간격이 얼마나 넓었다는 것인가?
요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갑론을박을 떠나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이 있음에도 우리 사회가 장애문제와 삶에 대해 이토록 치열하게 논한 적이 있던가.
비문명적이라는 폄하와 천년 만년 살겠다 싶을 정도의 비난과 욕을 들을지언정 차기 집권 여당의 당대표와 TV토론으로 공중파를 통해 전국민에게 장애문제를 알릴 수 있는 기회까지 마련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의 입장에서는 큰 성과일 것이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목소리를 전할 기회마저 절실하다. 마치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에 빠진 위급상황에서 긴급구조를 외쳐야 하는 그 순간처럼.
전장연의 회원단체인 가치이룸동대문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지난 2021년 두 달간 동대문구 관내 지하철 승강장 단차 간격을 조사한 바 있다. 해당 조사는 동대문구 거주 장애구민이 참여해 당사자 관점에서 이루어졌으며 1호선을 중심으로 신설동역, 제기동역, 청량리역, 회기역, 외대앞역, 신이문역 등 6개 역에 대해 시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선 6개 역의 상·하행 방향 총 12건 중 승강장 연단 간격 기준치를 충족한 역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구체적으로는 청량리 상행(90mm), 청량리 하행(100mm), 회기 상행(110mm), 회기 하행(100mm), 외대앞 상행(60~90mm), 외대앞 하행(60~100mm), 신이문 상행(90mm), 신이문 하행(100mm), 신설동 상행(100mm), 신설동 하행(100mm), 제기동 상행(150~170mm), 제기동 하행(55~160mm) 등 기준치(50mm)를 모두 초과하였을 뿐 아니라 연단의 간격이 100mm 이상인 곳도 9건이나 되었다.
이처럼 동대입구역 뿐 아니라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의 간격이 넓어 사고 위험이 높은 지하철역은 한 두 곳이 아니었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와 그에 따른 책임 모두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몫이 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에 가치이룸동대문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도시철도 건설 규칙과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설계지침에 맞게 승강장 연단 및 간격을 수정하고, 안전장치를 마련할 것을 정책 건의하였으며 답변은 다음과 같다.
회기역, 외대앞역, 신이문역의 관리를 책임지는 한국철도공사 서울본부 수도권동부지역관리단에서는 「철도시설의 기술기준」 제 57조 승강장에 따라 전동차와 승강장 가장자리의 간격이 0.1미터가 넘는 부분에는 안전발판 등 승객의 실족을 방지하는 설비를 설치하여 관리 노력하고 있다는 공문을 보내왔다.
이어 「도시철도건설규칙」 및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 편의시설 설계지침」을 적용하는 전동차 전용철도 기관과 달리 3개 역사는 일반열차(KTX, 일반화물, 군전용탱크열차 등)와 전동열차를 혼용하고 있기 때문에 승강장 거리 축소에 제한이 있으며 고승강장 관련 규정에 따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상반기 중 승강장 정밀 검측 및 선로장비 작업을 시행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기준치 초과개소에 대하여 예산반영·보강하여 고객 안전사고 방지 및 열차안전 운행을 확보할 예정이라는 답변도 덧붙였다.(시설처-778(2022.1.28.))
또한, 신설동역, 제기동역, 청량리역의 관리를 책임지는 서울교통공사는 승강장 연단 간격이 넓은 부분에서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자동안전발판 설치에 대해 안전성 미확보로 보류된 상태이며, 2021년 12월 재추진(시범설치) 계획을 수립하여 안전성 검증을 추진하고자 하였으나 예산 미확보로 금년도(2022년도) 설치 계획은 없으며 향후 자동안전발판 안전성 검증과 설치 사업비 확보를 위해 다방면으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는 답변을 공문으로 보내왔다. (승강장안전문사업소-1204(2022.02.04.))
한마디로 언젠가는 보완하겠지만 언제 할지는 모르겠으니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드린다 쯤으로 정리하면 될까. 저마다의 입장과 사정이 있겠으나 어떤 규정과 예산 집행의 우선순위에 따라 시민의 안전이 좌우되는 지금의 사회가 사회적 약자의 시위방법에 대해 평가할입장이 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점점 무뎌지는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은 동대입구역와 같은 사고 발생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음을 기억해야 하며 이는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지하철을 이용하는 누구라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을 함께 기억해야 한다.
지하철 승강장 연단 간격은 문명사회와의 간격과 맞닿아 있다.
*이 글은 가치이룸동대문장애인자립생활센터 목미정 부소장 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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