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가실 분 여기서 기다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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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가실 분 여기서 기다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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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어르신 불안감 낮추고, 안정감 높인다 



서울특별시 남부노인전문요양원(원장 한철수)에 독특한 버스 정거장이 설치되었다. 이 정거장에는 부산행, 대전행, 경주행, 대구행 버스가 안내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버스가 오지 않는다. 이 버스 정거장은 치매 어르신들의 특성을 고려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집에 가겠다고 짐을 싸는 어르신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마련된 '가짜 정거장'이다.

치매는 기억력 감퇴, 혼란, 방향 감각 상실 등의 증상을 수반하는 뇌 질환이다. 치매 어르신들은 종종 과거의 기억에 집착하거나, 자신이 있던 장소를 떠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행동은 어르신들이 불안감을 느끼거나, 혼란스러워할 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로 인해 요양원에서는 어르신들이 무작정 밖으로 나가려고 하거나, 집에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독일과 네덜란드 등에서도 치매 노인들을 위한 가짜 버스 정거장을 설치한 사례가 있다. 독일의 한 요양원은 치매 어르신들이 반복적으로 집에 가겠다고 할 때, 이들을 실제 버스 정거장으로 안내하여 기다리게 한 후, 어르신들이 기다리는 동안 자연스럽게 진정되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 방법은 어르신들의 불안감을 줄이고, 그들이 안전하게 요양원 내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데 큰 효과를 보였다.

남부노인전문요양원에서도 이러한 해외 사례를 참고하여 가짜 버스 정거장을 설치하게 되었다. 한철수 원장은 "치매 어르신들은 종종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혼란스러워하며, 집에 가야 한다는 강박을 느낀다"라며, "가짜 버스 정거장은 어르신들의 이러한 불안감을 잠재우고, 그들이 안전하게 요양원 내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이 가짜 버스 정거장은 단순히 어르신들을 안심시키는 것 외에도, 요양원 직원들이 어르신들을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어르신들이 집에 가겠다고 나설 때마다 일일이 설득하고 달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가짜 버스 정거장을 통해 어르신들이 잠시라도 안정된 상태로 기다리게 되면, 그 사이에 직원들은 어르신을 관찰하면서 다른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이 가짜 버스 정거장은 어르신들에게 과거의 일상적인 경험을 상기시켜주는 효과도 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경험은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익숙하게 느끼는 일상 중 하나이다. 따라서 이 정거장은 어르신들에게 친숙함과 안도감을 제공하며, 이로 인해 그들의 심리적 안정에 기여한다.

한철수 원장은 "가짜 버스 정거장으로 인해 어르신들의 불안감이 눈에 띄게 줄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치매 어르신들의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그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특별시 남부노인전문요양원의 가짜 버스 정거장은 치매 어르신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들의 필요에 맞춘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좋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김희라 기자  heera29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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