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또” 반복되는 발달장애인 가정 참사에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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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만에 또” 반복되는 발달장애인 가정 참사에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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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발달장애인 일가족 사망‥49재 동안 매주 화요일 추모식 진행
사회적 참사 막기 위한 ‘주거생활서비스·종합지원계획 마련’ 등 요구


“발달장애인 가정의 참사가 또다시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도, 지자체도, 언론도 조용하기만 합니다.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었던 사회적 타살에 스러져 간 분들의 영전에 꽃을 바칩니다.”
발달장애인 부모들과 당사자들이 청주에서 발생한 발달장애인 가정 참사를 기리기 위한 추모식을 1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고, 국회 앞에 49재를 위한 분향소를 차렸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이하 부모연대)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충청북도 청주시의 한 주택에서 발달장애인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엄마인 60대 엄마인 A씨와 40대 아들 B씨, 딸 C씨는 모두 심한 장애 등급의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중 상대적으로 장애가 심하지 않은 아들 B씨가 어머니와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후 심각한 우울증을 겪은 누나를 돌봐온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 일가족은 20년 전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아버지가 2009년 고엽제 후유증으로 사망하면서 기초생활 수급 가구로 선정돼 급여를 받아왔고 최근에도 병원에 입원하는 등 건강상의 이유로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현장에는 B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과 함께 통장의 위치와 비밀번호, 장례에 관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청주에서 발생한 발달장애인 가정 참사를 기리기 위한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하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충북지부 한인선 지부장. 
올해 2월 서울시에 거주하는 한 아버지가 10살 뇌병변·발달 중복 장애를 가진 자녀를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이후 3개월 만에 또다시 발생한 발달장애인 가정의 참사에 부모들은 참담함을 감추지 못했다.
떨리는 목소리로 추모사를 한 부모연대 충북지부 한인선 지부장은 “우리 청주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더욱 마음이 아프다. 
5월이라고 한다면 가정의 달이라고 해서 모든 가정이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있고 날씨가 좋아 계절의 여왕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그런 계절에 우리는 너무나도 힘든 소식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소식을 듣고 참 망연자실했다. 
또 충북도청 팀잠님은 그 가족이 모든 서비스를 거절했다고 이야기했다. 
청주에는 청주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가 있다. 
이곳에 사례를 의뢰했다면 다른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큰 아쉬움이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유엔으로부터 장애인 가정의 자살률이 높아 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를 받았다고 한다. 
국가가 체계적 지원을 수립하지 않고 사회적 안전망이 없다면 발달장애인들은 사지로 내몰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부모연대 경기지부 김미범 지부장 또한 터져나오는 눈물에 한참을 입을 열지 못하다가 겨울 말을 이어갔다.
“이런 참담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우리는 사람들로부터 ‘그래도 좀 살아보지’, ‘어떻게 좀 해보지’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기도 한다.”
 “나는 요 며칠 아들이 밤에 잠을 자지 않아 새벽 3~4시까지 아이를 달래고 자느라 잠을 자지 못했다. 
어제 또 아이를 달래고 새벽 늦게서야 잠에 들려는데 문득 언제까지 이런 힘듦과 이웃과의 갈등을 감수하며 살아가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며 너무 힘들어 극단적인 생각까지 들었다.”
“외부 활동을 하는 나조차 이런데 세상에는 돌봄으로 인해 은둔형 외톨이처럼 밖으로 나가거나 지원을 거부하는 가정들이 있다. 
그 삶은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아마 그분들의 선택은 한 가지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며, “이게 맞는가. 
이 이야기들은 먼 이야기가 아닌 곧 나의 이야기이고 이웃의 이야기이고 내 자식의 이야기인데 국가는 책임을 방기하고 사회는 너무나 매정하다.”
1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청주에서 발생한 발달장애인 가정 참사를 기리기 위한 추모식에서 발언 하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대표
청주 일가족 사회적 참사가 단순한 개별 가정의 비극이 아닌 발달장애 가족 지원 정책의 총체적 부재 속에서 발생한, 국가와 사회 시스템의 구조적 무능력으로 인해 발달장애인 가족이 겪게 된 사회적 참사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부모연대는 주장했다.
2022년에는 언론을 통해 발달장애인 참사가 10건이 보도됐다. 
2023년 언론에 보도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만 8건에 이른다. 이처럼 발달장애인 가정의 참사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부모연대 윤종술 대표는 “2014년 복지 사각지대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송파 세 모녀 사건이 발생했다. 이때 온 나라가 난리였다. 
국회는 법을 만들었고 청와대와 각 지자체는 사각지대를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언론도 앞다투어 취재했다. 
하지만 왜 유독 1년에 10건 가까이 발생하는 발달장애인 가정의 참사에는 이토록 무관심 한 것인가”라고 토로했다.
이어 “국가가 정책으로 책임감을 갖고 그들을 보호하지 못한 사실에 가슴이 무너진다. 
하지만 국가는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자신들의 책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국회 앞에 분향소를 설치한다. 이 비극의 사슬을 끊을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외쳤다.
이에 이들은 정부와 충청북도, 청주시에 ▲사회적 고립 발달장애인을 찾기 위한 청주시 행정전수조사 실시 ▲극한 상황에 처한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주거생활서비스 도입 ▲모든 기초 자치단체에 발달장애인 전문 지원을 위한 가족지원센터 설치를 촉구했다.
또한 ▲장애인가족지원센터를 통한 발달장애인 집중 사례관리사업 실시 ▲발달장애인 가족 사회적 참사 대책 마련을 위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발달장애인 종합지원계획 마련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부모연대는 청주 일가족 49재가 끝나는 오는 6월 25일까지 매주 화요일 7번의 추모식을 연다. 특히 요구한 정책들이 도입될 때까지 보건복지부와 국회를 향해 무기한 집중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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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 기자 bmin@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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