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 바닷가에 울려 퍼진 아름다운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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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 바닷가에 울려 퍼진 아름다운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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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 바닷가에 울려 퍼진 아름다운 선율
‘KSH ART 초청 아르테문화복지회 콘서트’ 현장 속으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6-09 14:22:08
부산에는 다섯 개의 공설해수욕장이 있다. 광안리, 다대포, 송도, 송정, 해운대 등인데 제일 유명한 곳은 해운대 해수욕장이다. 
그러나 해운대는 여름 한 철만 붐비지만 광안리 해수욕장은 접근성이 좋아서 1년 내내 사람들이 찾는다. 
더구나 광안리 바다를 가로지르는 광안대교와 불꽃축제는 전국에서도 유명하다.

이런 아름다운 광안리 바닷가에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 퍼졌다. 
국제반주협회 회장이자 음악감독인 홍지혜 교수(고신대학 교회음악대학원 반주전공 교수)가 광안리 바닷가에 마련한 KSH ART에 아르테문화복지회를 초청한 것이다.

아르테문화복지회는 2018년 2월, 4명이 모여 활동을 시작한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음악 자조모임이다. 
이번 콘서트에는 피아노 박송이 테너 정찬우 바이올린 김지선(특별초청) 등 3명인데 세 명 다 졸업을 앞둔 음악 재원들이다.

박송이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있으며, 정찬우는 고신대학교 교회음악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고신대학교 국제문화선교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그리고 김지선은 미국 맨하튼음악대학 바이올린 전공 석사과정 졸업반이다.

6월 6일 오후 필자는 세 사람의 콘서트가 열리는 KSH ART을 찾았다. 
6층이었는데 정면에 광안대교가 보였다. 광안리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명당자리 같은데 더구나 불꽃축제 때는 명당 중의 명당일 것 같았다.

공연 시간은 오후 7시 30분인데 필자가 좀 일찍 간 것은 아르테문화복지회 김진 대표로부터 홍지혜 교수를 소개받고 몇 가지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였다.

홍지혜 교수와 인사를 했다.

Q: 어떻게 해서 이런 콘서트를 가지게 되었습니까?

현재 고신대 대학원에서 반주전공을 맡고 있다 보니 찬우하고 가끔 만나게 되는데 찬우를 만날 때마다 깜짝깜짝 놀랍니다. 
제가 피아노를 전공했는데 악보를 보고 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찬우는 모든 악보를 머릿속에 다 외워서 노래를 부른다는 겁니다. 
그리고 만날 때마다 반갑게 인사했고 찬우를 통해서 ‘아르테문화복지회’ 활동을 알게 되어서 한번 초대하고 싶었습니다.

Q: KSH ART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까?

기회가 되면 작은 음악회를 하고, 평소에는 오페라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연습을 합니다.

Q: 여기 와서 보니까 불꽃축제 때는 명당 중의 명당일 것 같은데 그때는 어떻게 활용하십니까?

그때는 **기업에 약간의 후원금을 받고 대여해서 **기업이 불꽃놀이 겸 자체 연수 같은 것을 하고 있습니다.

Q: 약간은 미안한 질문 같은데 이런 음악 활동으로 수입이 됩니까?

수입이 된다고 할 수도 없지만, 돈이 안 된다고 해도 음악을 하고 싶은 사람은 죽어도 해야 하니까, 하고 싶은 거 못 하면 병이 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음악 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자 하는 겁니다. 
서울은 그나마 좀 나은 것 같은데 부산에서는 그런 기회마저 잘 없으니까 저라도 그 주춧돌을 놓은 심정으로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아무튼 장애인들에게 이런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서로서로 윈윈이고 오늘 반주하는 사람들도 제 제자들인데 오히려 저희가 배우고 있습니다.

KSH ART 홀은 꽉 차면 50석이라는데 관객이 30여석은 찬 것 같았다. 
홀은 6층인데 행사 전 하필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서 사람들은 씩씩거리며 6층까지 올라왔다. 
필자가 올 때는 고장이 안 나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왔다.

오후 7시 30분, 저 멀리 보이는 광안대교에 오색 불이 들어와 반짝이기 시작했다. 
홍지혜 교수가 인사를 하고 특별히 참석해 주신 조흥수 장로와 고상원 선생, 그리고 아르테문화복지회 김진 대표를 소개했다.

이어서 출연자를 소개하고 첫 순서는 박송이(지난 5월 24일 한예종 졸업 연주)의 피아노 연주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비창) 2악장과 
개신교 찬송가 228장과 482장 편곡이 연주되었다. 두 번째 곡은 슈베르트 즉흥곡 2번이었다.

우레 같은 박수가 끝난 다음에 홍지혜 교수는 다음 같은 이야기를 덧붙였다. 
악기를 연주하다 보면 건너뛰는 연주(옥타브 도약)가 있는데 보는 사람들도 건반을 건너뛰려면 실수도 하는데 
시각장애인들이 실수 없이 건너뛴다는 것은 여간한 노력이겠느냐고 경탄스럽다고 했다.

다음은 김지선의 바이올린으로 몬티의 차르다시였다. 
차르다시는 헝가리 말로 무곡이라는 뜻인데 이후 리스트 등 다른 사람들도 차르다시를 삽입하게 되었다고 했다. 
홍지혜 교수는 김지선의 바이올린 연주가 파워풀 하다고 극찬했다.

두 번째 곡은 하나님의 열심이었는데 김지선이 이 곡을 선곡한 이유가 있는데, 
하나님으로부터 사랑의 편지를 받은 것 같아서 이 곡을 선택했다고 했다.

세 번째 출연자는 테너 정찬우인데 첫 곡 '나'는 송명희 작사, 최덕신 작곡이다. 
송명희 시인은 뇌성마비인데 정찬우도 이 노래를 부르면서 아무것도 가진 것 없지만 음악적 재능 달란트를 받은 것 같다고 했다.

나 가진 재물 없으나,
나 남이 가진 지식 없으나,
나 남에게 있는 건강 있지 않으나,
나 남이 없는 것 있으니,

나 남이 못 본 것을 보았고
나 남이 듣지 못한 음성 들었고
나 남이 받지 못한 사랑 받았고
나 남이 모르는 것 깨달았네.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이 가진 것 나 없지만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이 없는 것 갖게 하셨네.

정찬우의 두 번째 곡은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였다.

다음은 이번 콘서트에 찬조 출연 해 주신 소프라노 황성아의 노래였다. 
첫번째 곡은 나 하나 꽃 피어(조동화 작시, 윤학준 작곡) 였고, 두 번째 곡은 오페라 주디타 중 `너무나 뜨겁게 입맞춤하는 내 입술`이라고 했다.

이어서 정찬우와 황성아의 이중창으로 기도(David Foster 작사, Carole Bayer Sager 작곡)를 불렀다. 
목소리는 마이크도 없는 자그마한 콘서트장을 쩡쩡 울렸다.

우레 같은 박수와 함께 모든 순서는 끝났다. 사람들은 앙코르를 외쳤다.

박송이 정찬우 김지선 그리고 황성아까지 모든 출연자가 함께 할 수 있는 앙코르 곡으로 고른 곡은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이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아름다운 선율로 밤 은 깊어가고 저멀리 광안대교 불빛은 더욱 반짝거렸다.

박송이 정찬우 김지선 세 사람이 함께하기는 정말 어려운 자리인 것 같고, 
함께 해준 관객들도 정말 어려운 걸음인 것 같은데 더 이상의 앙코르는 없어서 여러 사람들이 아쉬워했다.

오늘은 6월 6일 현충일이다. 이런 날은 ‘초연히 쓸고 간 깊은 계곡’으로 시작하는 비목(碑木)이라도 한 곡 더 불러 주었으면 좋았으련만, 
여러 사람이 함께하려면 사전에 어느 정도는 연습해야 하는데 그런 연습 시간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시작이 7시 30분이었는데, 평일이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오늘은 공휴일인데 7시 30분을 고집할 이유가 있었을까? 
한두 시간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약간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장애인이 무대에 설 기회를 만들어 주신 홍지혜 교수님 그리고 반주를 맡아 준 김미경 김민주 님께도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이번 공연을 지켜보며 부산에도 장애인 당사자(음악 전공자)들의 음악 관련 단체가 설립되어 
비장애인들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며 공연할 수 있는 장이 더욱 많이 마련되기를.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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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남 기자 (gktkr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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