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행복하면 비장애인은 더 행복해진다”
“장애인이 행복하면 비장애인은 더 행복해진다”
- 칼럼니스트 김영심
- 승인 2022.12.28 17:04
2022년 스물일곱번째 편지 : 12월 28일
“장애인이 행복하면 비장애인은 더 행복해진다.”
행복한 감정들이 엄마의 마음에 햇살과 같이 스며들면서 공허한 마음을 따스하게 다가오는 이른 새벽, 우리 딸 자는 모습이 참으로 천사와 같이 보이는구나.
숨 가쁘게 달려온 한해도 이젠 3일 남았네. 참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해를 살았다는 것은 참 행복하고, 한량없는 감사함으로 다가오네.
‘시간’이란 존재 마법에 걸려서 인지는 모르지만, 너무나 쏜살같이 지나가고 있어. 엄마가 어렸을 때는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
그때는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 시험 보는 게 죽기보다 싫었거든. 그런데 지금은 시간이 천천히 가거나, 멈췄으면 하는 생각을 아주 가끔 하곤 해. 왜냐하면, 엄마가 늙어가면 우리 딸은 누가 돌보나 하는 생각을 할 때 좀 마음이 아린단다.
혼자 살아가는 데 어려움이 많은 발달장애인을 내년부터 정부가 최대 24시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는데, 반가움과 동시에 우리 삶에 얼마나 피부에 와닿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동시에 든단다.
예를 들어 청소년 발달장애 학생이 방과 후 시간 동안 지역사회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하며 안전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 궁극적으로 발달장애 학생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자립하며, 그 가족의 돌봄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청소년 발달장애 학생 방과 후 활동서비스 사업을 추진하는 취지는 좋은데, “발달장애 청소년 방과 후 서비스”는 “장애인 활동 지원서비스”와 겹치면 안 된다는 사실이야.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 지원 로드맵’은 장애인거주시설에 머무는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자립기반을 마련하고 이주를 지원하는 것이다고 하는데 장애인 탈시설 정책에 관해서도 여러 장애의 유형이 있고, 장애인과 가족들의 의견들이 다양할 텐데 ‘탈시설을 이용하든 장애인거주시설을 이용하든 그 의견들을 존중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단다.
또한, 장애인을 위한 특별교통수단인 장애인 이동 차량이 지금보다 좀 더 활성화되어 지역 간의 이동권이 확보될 수 있게 어디든, 원하는 때 바로 즉시콜로 이용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학수고대해 본단다.
그리고 장애인 평생학습권이 지금보다 더 잘 정비되어 학령기 졸업 후에도 지속해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구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단다.
지금까지 우리 딸과 함께하면서 장애인식 개선, 특수교육, 탈시설, 장애인 평생학습권, 성년후견인 등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단다. 그리고 장애인 인권에 관해 관심을 두게 되어 법학과에 편입하게 되었단다. 사람은 모름지기 죽을 때까지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는 시간인 듯하단다.
민정아! 엄마의 딸로 태어나주어서 너무나 고맙고, 감사해!
네가 건강하게 태어났으면 정말 더 바랄 것도 없었겠지만, 너의 존재 자체가 감사하면서 행복의 원천이란다. 이 모든 것 무엇으로 표현을 할까?
이 세상을 살 때 장애인이 행복하면, 비장애인은 더 행복할 것으로 생각이 든단다.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반백 년을 살면서 자유롭게 공부하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를 다시금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단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 한 해, 개인적으로, 국가적으로, 세계가 아주 힘들었던 날들이었어. 우리 딸 민정이도 참 많이 힘든 한해였었지.
2023년 계묘년에는 엄마와 민정이가 희망찬 일들이 많아지길 희망해 본다. 그리고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이 외유내강으로 똘똘 뭉쳐 지금보다 소통이 잘 되는 그런 멋진 나라가 되길 창조주께 간구해 보련다.
사랑해요. 나의 딸아!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 칼럼니스트 김영심 kimsh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