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엄마와 아이 둘의 '사이판 한달 살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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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엄마와 아이 둘의 '사이판 한달 살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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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엄마와 아이 둘의 '사이판 한달 살기'-③

숙소와 현지학교 스쿨링


휠체어를 타는 사람이 여행을 준비할 때, 무엇보다 힘들고 어려운 부분은 바로 숙소 구하기이다. 
돈을 좀 들여서 호텔이나 리조트에 숙박한다 하더라도 휠체어 편의 시설에 대해 문의를 꼭 하는 게 좋다. 
요즘은 대부분 장애인 객실이 있지만, 생각보다 무늬(?)만 시설을 해놓은 경우도 더러 있다. 
본인의 상황에 맞는 편의 시설이 있는지 알아보는 게 좋고, 만약 안 된다면 다른 차선책을 생각해볼 수 있어야 여행이 가능할 것이다.​
나는 앞서 늘 밝혔듯이 알뜰, 저렴이, 가성비 최고의 여행만을 고집하는 휠체어 여행가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호텔이나 리조트보다는 게스트하우스, 에어비O비 현지 숙소 등을 우선으로 알아본다. 
경제적인 부분이 크지만, 불편함을 어느 정도 감수하며 그걸 나름대로 해결해보는 것에 여행의 의미를 두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숙소를 정하는데 시간도 제일 많이 들이고, 일일이 숙소에 꼼꼼하게 문의하고 결정하는 편이다.
이번 사이판 한 달 살기 역시 '게스트 하우스'(아래부터 게하)부터 찾아 봤다. 
그런데 섬 크기가 작고 시골(?)같은 느낌의 사이판은 비싼 호텔 리조트 외에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게하를 찾기가 힘들었다. 
사이판이 시설 인프라가 별로 좋지 못하고, 폐쇄적인 섬이다 보니 건물 상태가 참으로 낡았다.
휠체어를 타고 지낼만한 게하가 도무지 없는 것 같았다. 
당시의 사이판의 게하 숙박비 평균 요금(1박 4인실 대략 80$ 이상)도 그리 싼게 아니었는데, 할 수 없이 호텔과 리조트도 살펴 봤지만, 1박 가격(대략 2~300$ 이상)이 말도 안 되게 비쌌다. 
도저히 한 달을 그 가격으로는 살 수 없었다.​
어쩌면 사이판 한 달 살기는 숙소가 안 되면 포기해야만 했다. 일단 대표적인 사이판 여행 카페 두 곳에 가입을 하고, 게하와 아이들 학교 정보를 계속 더 검색했다. 
숙소를 찾기 위해 계속 찾고 또 찾았지만, 도저히 휠체어 타고는 지낼 숙소가 없는 듯해서 좌절하고 말았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은 그 순간에, 조금만, 조금만 더 찾으면 길이 보인다.
검색하던 중 딱 한 군데의 게하가 사진을 보니 2층 건물인데 1층 방들은 거의 턱이 없어 보였다. 
이제는 사진만 봐도 휠체어가 가능하겠다는 느낌이 확 든다! 이 곳의 게하 사장님과 톡을 하면서 휠체어를 타는 엄마라고 얘길 했다. 
사장님께서는 우선 방을 동영상으로 찍어 주시고, 혹시 더 필요한 부분은 언제든 얘기하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겠다고 하셨다.
​우아~ 세상에~! 동영상으로 본 게하 1층 방은 정말 턱 하나 없이 출입이 가능했고, 화장실도 내가 이용하기에 조금 불편해도 가능할 것 같았다. 
변기에 앉아 샤워를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더니 샤워기 줄을 확인하시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하셨다.
대화를 하다 보니 부산 동향의 사장님이어서 친정 사촌 언니를 만난 느낌도 들고, 휠체어를 타는 내가 필요한 게 없을지 정말 세심하게 먼저 챙겨주셔서 감동받은 부분이 많다.​
게다가 현지에서 필요한 것들부터 아이들 학교 등록까지 모두 무료로, 또, 사이판에 도착하는 날, 출발하는 날 모두 공항 픽업, 샌딩까지도 무료로 해주신다는 것에 정말 깜짝 놀랐다! 
(현재 공항 픽업은 서비스 종료라고 한다.) 이렇게 해주는 곳이 정말 없지 않을까? 나는 엄청 고민하던 숙소와 아이들 학교까지 사장님 덕분에 모두 해결할 수 있어서 구세주를 만난 느낌이었다.
지난 사이판 한 달 살기 첫 번째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사이판은 아이들의 단기 스쿨링으로 최상인 나라이다. 
무비자로 45일간 미국령의 현지 학교에 스쿨링이 가능하고 미국 관광 비자(ESTA)를 받으면 최대 90일까지 가능하다.
학교 시스템은 미국 본토와 동일하지만, 학비와 생활비가 미국 본토나 괌보다 훨씬 저렴한 것이 큰 장점이다. 
그리고 동남아시아 나라들과는 다르게 미국식 영어를 현지 생활에서 아이들이 접할 수 있다. 
한국인에게 우호적인 현지인들과 비교적 안전한 치안, 천혜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것도 너무 좋은 점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숙소를 정하고 나면 아이들의 학교는 될 수 있으면 근처로 하는 게 좋다. 
아이들 학교 등록 대행비(대부분 1인당 100$ 정도)까지 무료로 해주시는 사장님이 추천해 주신 학교는 유콘(EUCON)과 그레이스 크리스천 학교(GCA)였다. 
그런데 당시 그레이스는 마감이어서 유콘밖에 없었다.​
여러 학교를 알아보니 유콘의 학비가 제일 저렴했고 학교 평판도 좋아서 나에게는 오히려 최선의 선택이었다. 
나는 저렴한 학비로 4주 미국 현지학교를 현혜가 체험하는 것에 만족하기에 유콘으로 결정했다.
현혜가 가게 될 유콘(EUCON) 학교는 단기로 오는 학생은 8시부터 12시까지 수업을 하고, 원하면 오후에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제 2언어로서의 영어) 과정을 별도로 들을 수도 있다. 
당시에 수업료는 1일 35$, 4주는 490$ (한화 대략 65만원 정도)라서 엄청나게 저렴한 편이었다. 4주 이상 수업을 듣는 학생은 교복과 교재비를 따로 구매해야 했다.
​* 아이들의 영어캠프나 스쿨링에 대해 조금만 검색을 해보시면, 사이판의 학비가 얼마나 저렴한지 아실 것이다. 
지난 1, 2월 스쿨링 이후 사이판의 스쿨링 학비도 꽤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다. 올랐다 해도 다른 나라의 학비가 워낙 비싸다 보니 사이판 스쿨링은 입소문을 빠르게 타고 있는 듯 하다. 
아이들의 스쿨링과 한 달 살기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깊이 고민하시되, 빠른 행동력이 필요하실 것 같다.
게하 사장님을 잘 만난 덕분에, 자칫하면 아예 포기해야만 했을 휠체어 엄마와 아이 둘의 사이판 한 달 살기가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었다. 
좋은 인연을 내게 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고,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을 다시 한번 새기며 앞으로 더욱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제는 우리 현혜가 유콘 학교에 무난하게 잘 적응해서 영어 자신감을 가지고 멋진 경험을 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리고 청정 자연이 있는 사이판에서 나와 현혜가 힐링하며 행복한 추억을 많이 쌓을 수 있기를...​
* 다음 칼럼에는 '휠체어 엄마와 아이 둘의 사이판 한 달 살기'의 우여곡절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계속>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칼럼니스트 박혜정 2web@naver.com

출처 : 에이블뉴스(http://www.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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