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지원사는 자원봉사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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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지원사는 자원봉사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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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장애인 관련 행사를 하려면 많은 자원봉사자가 필요했으나 지금은 예전처럼 자원봉사자가 많이 필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활동지원사가 있기 때문이다.

자원봉사(自願奉仕)란 사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일을 자기 의지로 그리고 무보수로 행하는 것을 말한다. 물론 상황에 따라 교통비와 식대 등을 지원하는 자원봉사 활동인 경우도 있지만.

자원봉사란 이타심(利他心) 또는 애타심(愛他心)으로 다른 사람의 안녕을 위해 행하는 활동이며, 자원봉사의 특성을 공익성(公益性) 자발성(自發性) 무보수성(無報酬性) 지속성(持續性)이라고 한다.

종교나 윤리를 떠나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삶은 아름답다. 남을 위해 산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자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중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는 봉사활동을 위한 동아리도 있다. 그들의 주목적은 자원봉사였다.

그러다가 중고등학교에서 자원봉사 점수를 내신성적에 반영하기 시작하자, 너도나도 자원봉사를 신청했다. 그러자 일부 부모들은 "자녀들은 대학입시를 위해 학원에서 공부해야 하므로 부모들이 자녀 대신 자원봉사를 할 테니 자원봉사 시간을 달라."고 했다.

“어머님 아버님 제발 그러지 마세요. 그것이 자녀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어떤 부모들은 **에 가면 그렇게 해 주는데 왜 여기서는 안 되느냐고 투덜대기도 했었다.

그러다 어떤 사람이 봉사점수 그리고 봉사 표창으로 대학에 합격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합격이 취소되는 등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자원봉사 점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팽배해지고, 그 결과 학생 자원봉사 활동 제도가 축소되면서 봉사활동을 신청하는 학생 수가 많이 뜸해졌다고 한다.

아무튼 대부분 모임이나 행사에는 자원봉사자들이 필요했기에, 당시만 해도 큰 단체에는 자원봉사자들을 관리하는 부서가 따로 있었고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자원봉사 점수(시간)를 발행하였다. 그럴 즈음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시행 2006. 2. 5.)이 제정되고 자원봉사 점수가 하나로 통일되었다. 현재 자원봉사 점수는 [1365 자원봉사포털]에서 일괄 발행한다.

그동안 여러 곳에서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했지만, 장애인 관련해서는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이 지대했다. 일상생활 활동(가사, 청소)에서부터 나들이 동반이나 행사 참여는 물론이고 그 밖에도 점역봉사 녹음봉사 수어통역 등 전문적인 자원봉사 분야도 있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자원봉사자들이 차츰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동안 무료로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했던 분야에 활동지원사들로 대체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 2011. 10. 5.)이 제정되었다.

[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

제1조(목적) 이 법은 신체적ㆍ정신적 장애 등의 사유로 혼자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제공하는 활동 지원급여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여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고 그 가족의 부담을 줄임으로써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개정 2015. 12. 29.>

자원봉사자는 자원봉사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기본 봉사활동 소양 교육을 받고 활동하면 된다.

그러나 활동지원사는 활동지원기관에서 요구하는 정해진 교육과정(표준반 주 40시간, 전문반 주 32시간 → 실습 10시간)을 이수하고, 활동지원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장애인에게 신체활동지원, 가사활동지원, 사회활동지원, 의사소통지원 등을 정해진 시간만큼 지원하고 급여를 받는다.

자원봉사자의 특성이 공익성 자발성 그리고 무보수성인 데 반해, 활동지원사는 대가 없이 베푸는 자원봉사자가 아니고 급여를 받고 노동을 제공하는 노동자이다. 그래서 어떤 활동지원사가 "장애인에 대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자녀처럼 대하겠다’라는 발상은 정말 위험하다."라고 했다.

장애인 행사를 뷔페에서 하면 불편한 장애인의 음식은 자원봉사자들이 가져다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자원봉사자가 아니라 활동지원사와 같이 오는 경우가 많다. 활동지원사는 자기가 케어 하는 장애인의 음식만 가져다주면 된다.

뷔페서 하는 어느 행사에서 장애인 A 씨는 활동지원사와 같이 왔다. A 씨는 자리에 앉아 있고 활동지원사가 음식을 가져왔다. 그런데 옆자리에 앉은 장애인 B 씨는 활동지원사가 없다. “내 것도 좀 가져다주지.” B 씨는 뻘쭘해졌고 구시렁거리면서 음식을 가지러 갔다. 그러나 그것은 B 씨의 생각일 뿐이다. 활동지원사는 A 씨 담당이지 B 씨를 케어 하러 온 것이 아니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자 필자가 몇몇 전문가들과 논의를 한 적이 있었다. 어떤 사회복지사가 대뜸 하는 말이 “그 사람 나이 많죠?”였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자원봉사자에게 길든 사람이라 그렇지 활동지원사에게 익숙한 사람들은 그런 말 하지 않는다고 했다.

어떤 사회복지사는 C 장애인이 활동지원사에게 물 좀 가져다 달라고 하자 “직접 가져다 드세요”라며 물을 갖다주지 않더라고 했다. 활동지원사가 교육받을 때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본인이 하게 하라고 교육받는다는 것이다.

B 씨나 C 씨가 나쁘다거나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활동지원사는 자원봉사자가 아니고 급여를 받고 노동을 제공하는 근로자이다. 그리고 활동지원은 장애인이 할 수 없는 부분을 지원하는 것이므로 혼자서 물을 갖다 먹을 수 있는 장애인에게 물을 안 가져다주는 것을 두고 뭐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활동지원사의 역할은 교육기관이나 장애유형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얼마 전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미국에서 컵밥으로 600억을 번 송정훈 대표가 나왔다. 송정훈 대표가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가 꼽은 것은 미국에는 없는 “정, 흥, 덤”이라고 했다.

부모님은 송정훈 대표에게 미국 가서 공부하라고 했지만 공부가 별로인 송정훈 대표는 노량진 컵밥을 유타주에서 팔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송정훈 대표는 노래와 춤으로 흥을 돋우기 시작했고 흥이 나면 컵밥에다 덤으로 만두도 더 주고 잡채도 더 주었는데 이것이 미국에는 없는 한국인의 정이라고 했다.

자원봉사자들은 무보수의 정으로 움직였다면 활동지원사는 돈을 받고 노동을 제공하는 노동자이다. 활동지원사는 정이 아니더라도 장애인의 활동을 지원하는 사람으로서 장애인과의 소통을 위해 상호 간의 이해와 배려 그리고 존경과 신뢰는 필요한 것 같다.

대부분 사람들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은 알 것이다. 그러나 이를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자원봉사자나 활동지원사나 나의 한마디가 당신의 하루를 빛나게 할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의 보석을 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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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남 기자 gktkr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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