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쳐보는 독일의 시청각장애 제도와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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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쳐보는 독일의 시청각장애 제도와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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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이 25주년을 맞았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은 해외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2회에 걸쳐 진행해 왔는데, 올해에는 특별히 실로암시청각장애인학습지원센터의 발전을 위하여 ‘독일 시청각장애 제도 및 서비스’란 주제로 독일 시청각장애인협회 인사를 초청했다.

세미나 일시는 지난 10월 30일과 11월 1일 이틀간으로 잡고, 서울글로벌센터 9층 국제회의장을 예약했다. 행사 홍보도 마쳤고, 자료집 제작도 끝났다. 그런데 행사를 불과 며칠 앞두고 독일에서 초청된 인사들이 한국에 올 수 없다는 연락이 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의 파병 소식에 불안감을 느끼고 여정을 포기한 것이다. 외국인들이 얼마나 한국을 위험하다고 생각하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 행사의 내용이 너무 아까워서 배포되지 않은 자료집을 몰래 훔쳐보고 독일의 시청각장애인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고자 한다.

독일 시청각장애인협회는 독일어로는 DTW(Deutsches Taubblindenwerk)이고, 영어로는 GDA(German Deafblind Association)이다. 1965년 하노버에 위치한 니더작센 주립 시각장애인학교에 시청각장애인과를 설치한 것이 시초다. 1967년 독일 시청각장애인협회를 설립하였고, 1971년에는 하노버 시청각장애학교가 건립되고, 1990년에는 하노버 시청각장애인 조기지원센터도 운영되고 있다.

하노버 시청각장애학교는 기숙사를 병설하여 운영하며, 저시력난청 중복장애와 맹농중복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며, 개별화 교육과 연령대에 적합한 주거를 제공한다. 피슈벡에는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작업장이 1999년에 설립되어 2005년에 증축되었다.

2011년에 피슈벡에 또 다른 작업장과 주거시설, 동물매개센터가 포함된 시설을 개설하였고, 2013년에는 하노버에 시청각장애인 생산품 판매시설을 개설하였다. 협회는 시청각장애인 아동과 성인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하노버에는 기숙학교 19곳, 통합교육 36곳, 유치원 4곳, 성인 거주지 60곳, 외래환자 주거시설 5곳, 작업장 12곳이 있으며, 피슈벡에는 주거지 127곳, 작업장 50곳, 데이케어센터 12곳이 운영되고 있다.

시청각장애인의 진단 및 의료서비스 제공에 있어 의사소통, 인지적 한계, 시간 부족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문제는 개인에 대한 서비스 부족으로 이어지고, 비효율적인 임상 실험과 실습 활동으로 인해 불필요한 비용을 초래한다.

그래서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다학제간 접근과 통합돌봄을 할 수 있는 센터가 필요하다. 아직도 판정되지 않은 시청각장애인이 많아 하노버, 베를린, 슈트트가르트, 뷔르츠부르크 등에서 의료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진단에서 서비스 제공까지 원스톱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독일 북부지역 시청각장애인 발견을 위해 ‘Perspective DB NorTh’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농촌지역을 대상으로 인식개선 교육과 더불어 홍보를 하는 프로젝트이다. 그리고 발견된 시청각장애인에게 보조기구를 지원하고 상담과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신장애와 같은 이차적 장애를 예방하고 인식을 높이고, 자립을 도와 사회참여를 촉진하고자 하는 것이다.

독일 시청각장애(DB, Deaf-Blind) 교육의 역사는 1900년대 이전에 포츠담의 오벌린하우스에서 있었다.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사회 시스템으로 뷔르츠부르크와 텐스뷔텔, 동독의 할버슈타트, 드레스던에 시청각장애 거주시설이 있었는데, 1990년대에 시청각장애인의 교육 욕구가 높아져 시각장애인교육협회(VBS)와 맹농인복지시설협회(AGTB)와 협업하고 있으며, 국제 시청각 중복장애협회(DB)와 독일 시청각장애기술위원회(GFTB)와도 교류하고 있다. 독일에는 만 명 정도의 시청각장애인이 있다. 그중 10%는 20세 이하이다.

독일의 사회보험 시스템을 살펴보자. 국민의 건강을 위해 건강보험기금이 재원 역할을 하며, 건강보험은 고용주와 개인이 일정 비율로 분담한다. 간병과 가사지원은 간호보험이 재원 역할을 하며, 고용주와 개인이 분담하는데, 23세 이상의 자녀가 없는 사람은 추가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

산재나 재활, 노후 및 능력 상실에 대한 연금 지급은 연금보험이 맡고 있으며, 사망시는 유족에게 승계된다. 이 또한 고용주와 개인이 분담한다. 실업보험 역시 고용주와 개인이 공동 부담한다. 산재보험은 고용주가 전액 부담한다.

독일의 사회보장법은 구직, 고용촉진, 각종 보험, 아동 및 청소년 서비스 등을 담고 있다. 이 법에서 장애인 관련은 9장 ‘장애인 재활 및 참여’ 조항이다. 여기에는 서비스 제공자는 원활하고 신속한 일관된 참여 혜택을 제공하여야 하며, 개벌 사례를 고려하여 제공자와 장애인이 서로 조정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시청각장애교육을 살펴보자. 시청각장애학교에서는 의사소통, 방향감각, 이동성, 수학, 언어, 디지털학습, 스포츠, 수영, 리듬, 예술 및 공예, 요리 등을 배울 수 있다. 학생들은 축제, 개별 및 그룹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장학습을 중요시하며, 여가 시간에는 영화관람, 쇼핑, 파티, 춤 등의 활동도 한다. 의사소통은 신체적, 감정적 흔적, 신체표현, 참조개체, 신체신호, 촉각신호, 구어, 보조수어, 촉각수어, 손가락 철자법, 독일 수어, 글쓰기, 그림과 기호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평생교육에 대해 알아보자. 독일은 시청각장애인에게 성인교육과 워크숍 등 평생교육을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직원의 헌신이 필요하며, 개인의 능력과 필요에 맞게 특별히 조정되어야 한다. 교육을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기다려 주어야 하고, 촉각 개념을 형성하기 위해 작업단계를 반복해야 한다.

직업을 살펴보면, 보호작업장은 통합할 수 있는 일상 업무 생활을 지원해야 한다. 동물 매개를 통해 자신감을 갖게 하고, 독립심을 키워준다. 사회적 교류를 통해 친구를 형성하고, 공동체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공동 활동이나 행사의 참여는 사회기술이 증진되고, 사회참여가 강화된다.

작업장에서는 지루함과 고립을 피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고용기회를 제공한다. 자기결정과 자율성은 작업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작업장에서는 벽난로 라이터 제조, 소형 산업 부품 및 조립, 포장, 택배 서비스, 가사활동, 차량청소, 창의적인 제조활동, 원예 및 화훼활동, 판매 매장, 고객 연락과 상담, 영업 캠페인 지원, 동물 돌보기, 동물 매개를 통한 지역관리 등이다.



데이케어센터는 고령장애인, 차지증후군, 어서증후군의 보호를 위해 보호가 더욱 필요하며 후천적으로 시청각장애인이 된 성인들을 위해 서비스가 제공된다. 서비스의 목표는 단순 보호가 아니라 독립적이고 자신감 있는 생활을 영위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시청각장애인의 재활 및 보조기기 서비스로는 의사소통과 일상생활에서의 적응을 지원한다. 재활 과정에서는 정보화 교육으로 보조기구를 활용하는 것과 프로그램 사용을 익히고, 시계, 알암, 지폐검사기, 눈부심 방지장치, 명암비 등의 사용훈련과 보조기기 등을 지원한다.

작업장이 아닌 일반 고용 서비스는 현재 독일에도 없으며, 이를 탐색하기 위한 시범사업으로 Aktion Mensch 재단의 지원으로 2020년부터 5년간 사업을 하고 있다. 전문가와 시청각장애인의 직업훈련 프로그램 개발과 직종 개발 등 다양한 연구와 고용 시도가 추진되고 있으며, 여러 시청각장애인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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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iwser@naver.com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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