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체험단 참여 여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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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체험단 참여 여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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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여행후기


김철호




가을을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한다. 그 말에 가장 잘 어울리는 도시 ‘부산’의 정취에 취했던 3일간의 흔적을 남긴다. 탁 트인 넓은 바다와 피톤치드 가득한 숲에 자연을 온몸으로 만끽하고 순간순간 감탄사와 시 구어를 읊조리며 시인이 되어보았다. 도심 속에 유명한 시장에서 많은 군중에 섞여 구경도 하고 상인들과 물건을 흥정하는 재미도 맛보았다. 현대 건축의 끝판왕을 보는 것 같은 휘황찬란한 빌딩이 가득한 곳에서 멋진 야경을 보기도 하였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한국장애인재단에서 2014년도 ‘일본편의시설 탐방 연수’때 만난 부산장애인여가활동지원협회 정재성 고문님의 초청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순천에서 자립생활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나는 특별히 바쁜 일도 없으면서 일에 쫒기며 살아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일명 ‘집돌이‘로 침대 밖은 귀찮아하는 스타일인지라 센터에서 출장 가는 것이 내게는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그 외에는 잘 나가지 않았었다. 아마도 이번 여행도 그러지 않았나 생각한다. 



9월 중에 고문님의 전화를 받고 다른 사람 추천보다는 내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부산을 몇 번 가보긴 했지만 장애인 여가활동을 지원하는 곳에서 제대로 된 여행 가이드를 받으며 여행의 참 묘미를 느껴 보고 싶었다. 그리고 내년 순천 방문의 해를 맞아 평소 관광객보다 많은 사람들이 순천에 올텐데 부산의 관광환경을 보고 순천에서 휠체어나 관광약자에 대한 편의시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볼 계획이었다. 


오랜 시간 알고 지내던 친한 연경누나를 섭외하여 활동보조인 2명과 함께 센터 카니발을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협회에서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일정의 첫 코스인 영도다리로 향했다. 부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의 하나가 바다와 피난민 이다. 그래서 그런지 피난민을 형상화한 동상들이 있었고 우리는 포토존에 서서 다같이 사진을 찍으며 영도다리의 도개의 순간을 기다렸다. 오후 2시에 맞춰 다리가 올라가고 일부러인지 큰 배 하나가 그곳을 지나가는 광경을 보았다. 



주차를 해놓은 채 인근 시장을 둘러보고 부산 대중교통 지하철 체험을 하였다. 이유인 즉 일정이 끝나고 자율적으로 숙소에서 국제시장을 구경하고 돌아올 수 있는 노선을 알려주기위한 배려였다. 이후 다시 차로 돌아와 감천문화마을을 차로 지나 다대포해수욕장의 해변공원에 떨어지는 일몰을 감상하였다. 영화 변산 에서 주인공의 시 ‘내 고향은 가난해서 노을 밖에 없다’는 시가 떠올랐다. 다대포에는 바다도 있고 노을도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 늦어서인지 가는 길에 황금 노을을 보면서 ‘도착하면 거의 마지막 태양을 보겠구나’라고 생각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지평선 언저리에 걸려 있었다. 멋진 경관을 놓칠세라 부랴 부랴 사진을 찍어댔다. 



여행의 묘미는 뭐니 뭐니 해도 음식이지 않나 생각이 든다. 한 끼 한끼 다 좋았지만 오랜만에 고향이 아닌 다른 곳에서 먹는 꼬막정식의 맛은 별미였다. 




둘째 날은 송도로 향했다. 케이블카는 다른 곳에서 경험을 해보았기 때문에 낭비일거라는 생각에 생략을 하고 구름 산책로 등에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작년에 밤에 가보았던 용두산 공원 전망대를 이번에는 낮에 올라가 부산시를 둘러보았다. 대교를 중심으로 한 곳 한 곳 부산의 역사를 들어보았다.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몰라도 부산영화체험박물관에서 나는 동심에 가득한 어린아이처럼 마냥 신나게 트릭아트 동영상과 사진을 찎었다. 와이어공장에서 문화 공장으로 변신한 F1963이라는 복합문화공간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숙소인 해운대로 향했다. 자율시간에 해운대와 광안리에서 바다와 어우러진 건물들의 멋진 야경을 보고 눈부신 부산의 발전에 감탄을 자아냈다.




셋째날 “이곳을 보려고 이곳에 왔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진 ‘성지곡 수원지’는 어린이대공원, 동물원 등과 함께 부산진구에 있는 저수지이다. 산 중턱도 아닌 맨 꼭대기에 있지만 오가는데 무장애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전혀 문제없이 다닐 수가 있었다. 물론 보조인이 힘들었지만 전동휠체어가 다니기에는 너무도 편해보였다. 오랜만에 경사로를 만나 안하던 운동을 하니 체력보강에 도움이 되었다. 오가는 내내 자연의 내음과 숲의 향에 취해 연신 '오!! 좋다.'를 외쳤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자연의 맛이던가? 4년 전 일본의 청수사를 가기 위해서 산을 오른 후 4년만에 산 정상을 오로지 휠체어를 타고 다녀와 봤다. 지역 곳곳에 모든 사람들이 함께 언제나 어디서나 다닐수 있는 길들이 늘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제 쉬는 날이면 순천에 가까운 명소가 됐든 동네 산책로가 됐든 여유를 가지고 여가를 즐겨보아야 겠다.




아무쪼록 부산관광의 기회를 주신 정재성 고문님과 부산장애인여가활동지원협회에 감사를 드리고 여행 내내 동반 가이드를 해주신 직원 두 분에게 감사의 인사말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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