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시도 무장애 관광지 벤치마킹 “대구근대골목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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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시도 무장애 관광지 벤치마킹 “대구근대골목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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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근대골목을 다녀와서

 부산농아인협회 수화통역사 박영옥

 

  먼저 장애인들의 여가활동을 위해 맞춤 기획하시고 인솔해주신 부산장애인여가활동지원협회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주5일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면 이제 전국민의 ‘여가행복주의’가 삶의 질을 판단하는 척도가 될 것입니다. 장애인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장애인복지법 제25조에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의 문화생활과 체육활동의 증진을 위하여 관련시설 및 설비 기타 환경을 정비하고 문화생활, 체육활동 등을 지원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재정적 지원이나 장애인여가활동프로그램의 개발 등이 시급합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금번 대구근대골목 탐방은 여가활동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많은 장애인들에게 많은 위로와 기쁨이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불가능하리라고 여겨 시도조차 하지 못하던 활동에 도전해 봄으로써 여가활동의 높은 벽을 조금이나마 넘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에서 대단히 고무적인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부산여가활동지원협회 여러 관계자들이 장애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이동 경로를 고민하고 계획한 표시가 역력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물리적인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마저도 조금만 더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있다면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여정이었습니다.

  근대화골목이라 명명되어 관광코스로 개발되고 또 관광 상품으로까지 변모한 대구 중심가를 다니다 보니 훨씬 더 훌륭한 역사문화관광코스로의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부산 중심가가 떠 올라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더위로 소문난 고장답게 상당히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한 대구처럼 하루빨리 부산도 역사문화거리를 조성해서 일반인들은 물론 장애인들에게 좋은 볼거리와 알거리를 전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간절합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아직도 청각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여행 내내 청각장애인이 과연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만드는 여러 가지였습니다. 시에서 운영하는 역사관이나 기념관은 물론 그 어느 곳에도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통역 삽입서비스나 자막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한 역사관에서는 직접 담당자에게 청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문의를 했으나 그러한 것이 필요한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안타깝기 그지없었습니다. 또한 위험상황 시 안내되는 경광등 서비스와 같은 기초적인 배려 역시 눈을 씻고 찾아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여행이란 일종의 도전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장애인에게 여행이란 더 큰 용기를 요하는 도전입니다. 특히 청각장애인에게 여행이란 장애에 대해 담대해지는 훈련의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디에도 청각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없다는 사실에 익숙해져야 하고, 비장애인인줄 알았다가 수화를 사용하는 모습 때문에 갑자기 돌변하는 사람들의 시선에 담담해지기 위한 훈련 같은 활동입니다. 그럼에도 청각장애인들이 도전에서 얻을 수 있는 짜릿한 성취감 때문에 불편한 여행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대구 근대화골목 여행 중에도 우리는 찾을 길 없는 수화와 자막서비스 때문에 고충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드문드문하고 게다가 작기까지 해서 찾기도 어려운 거리 이정표 등 시각 문화에 차츰 익숙해졌습니다. 모든 탐방코스를 완주하고 싶은 욕심과 호기심은 갑자기 달려든 대구의 유명한 더위도 무색할 만큼 일행을 빠르게 움직이게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시간은 많이 부족해서 몇 곳은 포기해야 하는 아쉬움과 고마운 마음을 뒤로 남기고 하루 동안이지만 근대화골목의 많은 곳들을 둘러볼 수 있었던 일정을 마쳤습니다.

  늘 새로운 미션을 준비하며 새로운 여정을 준비하는 부산장애인여가활동지원협회에 기대와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한 가지 더 첨언한다면, 너무 더운 날에는 조금 더 시원한 장소를 잡아주십사는 과분한 부탁을 드려도 되겠지요? 감사합니다.

 

 

부산장애인여가활동지원협회 “대구근대골목투어” 후기

부산농아인협회 임유정

 

  부산장애인여가활동지원협회에서 대구 근대골목투어 테마로 여가 간다는 소식을 듣고,

"어라? 요 근래에 들어 대구에 자주 왕래 했는데, 근대골목투어 가본 적이 한 번도 없었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몰랐었다.

6월 초임에도 불구하고, 화창하고 무지 더웠던 대구, ‘대프리카’를 딱 느끼기 좋았던 날씨였다. 하지만 이번 대구여행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깊은 역사가 깃들여있는 근대골목투어에 더위를 잊을 정도로 역사와 문학을 동시에 느끼기 좋았다.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근대골목투어를 경상감영공원에서 시작으로 대구근대역사관, 중부경찰서 경찰역사체험관, 약령시 한의약박물관, 한방약만 잔뜩 진열된 약령시장, 이상화/서상돈 고택, 계산성당, 서문시장 등등 탐방을 했는데, 이렇게나 많은 코스가 있다는걸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근대골목 투어 곳곳에 역사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건물과 물건들이 잘 전시되어 있었으며,

국내 여행지 대구 근대골목의 고즈넉한 한옥이 옛 정취를 물씬 풍겨주었다.

  '대구약령시'가 대한민국 3대 한약 거리 중 한 곳인 것도 처음 알게 되었고, 날이 날인지라 근대골목투어 코스 전체를 다 돌아보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바로 경찰역사체험관과 약령시 한의약 박물관 이였다.

쉽게 갈 수 없는 경찰서에서 경찰 관련 여러 가지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신선하게 다가와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또 건강에 관심 많았던 나에게 한의약 관련해서 많은 정보들을 습득할 수 있어 좋았다.

  가장 아쉬웠던 곳은 많은 기대를 안고 갔던 희움 일본군 '위안부'역사관 이었는데,

주말에 휴무라 문이 닫혀 있었다. 위안부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지라 더 아쉬움이 있었다.

  또, 근대골목투어하면서 아쉬움을 느꼈던 부분은 역사관이나 박물관 내 안내 영상에 음성만 삽입되어 있는 부분인데, 농인 입장에서 정말 아쉬웠다.

수어가 들어가면 참 좋을 듯하나, 어려울 시 자막이라도 꼭 삽입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막이라도 삽입되면 많은 농인들 뿐 만 아니라, 어려운 단어를 놓치기 쉬운 청인들도 많은 역사정보 습득에 도움 되리라 믿는다.

이 부분 꼭 개선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후기를 마쳐본다.

이번 계기로 투어 할 기회를 주신 부산장애인여가활동지원협회, 부산농아인협회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부산장애인여가활동지원협회 ‘대구근대골목투어’

                                                                                                                                             

 부산농아인협회 고시현

 

  6월 3일 일요일, 부산장애인여가활동지원협회에서 대구근대골목투어를 하는데 부산농아인협회의 대표로 협회장님, 박영옥수화통역사, 임유정선생님 그리고 내가 가게 되었다.

  대구는 내게 특별한 도시이다. 왜냐하면 어릴 때부터 친척들이 대구에서 거주하고 있어 자주 왕래하였고 또한 대학교도 대구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부산장애인여가활동지원협회에서 대구근대골목투어를 지원하는데 여태까지 갔던 방식이 아닌 그들의 방식으로 활동하면 어떨까 호기심도 생겼다.

  당일 행사 아침 7시 40분까지 부산시청 주차장 앞에 모이고 보니 대부분 휠체어 타고 오시는 분이 많았다. 그리고 그들의 발이 되어주시는 봉사자들도 제법 왔다. 저상버스 2대로 나눠서 탔는데 장애인과 한 몸이 되어 있는 휠체어 하나하나 안전하게 묶어져 있는지 확인하고 다리가 튼실한 우리는 봉사자들과 함께 맨 뒤 좌석에 앉았다. 아! 나는 귀가 들리지 않지만 두 다리가 자유롭기 때문에 편하게 이렇게 오가는구나 생각이 듦과 두 다리라도 건강히 걸어갈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시간반 걸려 대구에 도착하였는데 제일 먼저 들른 곳은 경상감영공원이다. 그 공원에서 해설사가 맛깔스럽게 역사를 곁들어 해설해주고 함께 같이 간 수화통역사가 재미있게 통역을 잘해주신 덕분에 경상감영공원에 대한 역사를 짤막하게 알 수 있게 되었다.

경상감영은 조선의 지방행정의 8도 제하에 경상도를 관할하던 감영인데 현대의 도청과 같은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경주에서 상주, 안동 등을 옮겨 다니다 선조34년(1601년), 대구로 이전되어 정착되었는데 경상북도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해설과 더불어 역사적인 공원을 거닐고 있으니 기분이 묘했다. 예전 같으면 몰랐을 내용들인데… 여가협회 덕분에 해설과 함께 수화통역을 지원받으니 감사할 일이다.

  경상감영공원을 둘러보면서 예쁜 꽃도 비석도 구경하다 보니 어느덧 배가 출출해졌다. 점심 먹으러 인근 교동 국밥집으로 이동하였다. 점심메뉴가 얼큰한 소고기 따로국밥이다. 내가 늘 즐겨먹던 소고기 따로국밥과 다른 맛인데 살짝 달고 부드러운 맛이다. 그러나 내 스타일이 아니어서 밥만 많이 먹었다. 국을 남기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도저히 먹을 수 없어서 제법 남기고 말았다. 죄송한 마음뿐이다.


밥을 먹고 배부르니 타박타박 걸어가면서 배를 꺼뜨려볼 겸 바로 코앞인 근대역사관부터 가기로 했다. 대구근대역사관으로 가는 골목길의 가로등마다 팔랑거리는 푯말들이 흥미진진한데 한결같이 'COLORFUL DAEGU'라고들 한다. 부산은 'DYNAMIC BUSAN'이라고 표현하고 대구는 'COLORFUL DAEGU'라고 표현하는구나 생각도 머릿속을 스쳤다. 어느덧 대구근대역사관에 도착, 이 역사관은 1932년 조선식산은행 대구지점으로 건립되었는데 르네상스 양식으로 조형미가 뛰어나다. 원형이 잘 보존돼 2003년 대구시유형문화재 제49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근대기 대구의 모습과 선조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특이하게도 이 건물은 원래 은행이었다고 하니 금고도 고스란히 남아있어서 옛날의 은행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어 좋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조금 전의 첫 번째인 경상감영공원에서는 단체로 관람하였을 때 음성해설과 함께 즉석에서 수화통역이 지원되었지만 이 역사관은 수화통역이 지원되지 않는다. 이 역사관은 2011년 1월에 문을 열었다고 하는데... 올해로 7년차 치고는 여러 가지로 미흡하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영상이나 자막지원이 되어있지 않아서 관람하는데 무척 아쉬웠다. 전국적으로 최초의 특수교육학과를 낳은 대구대학교가 있는 대구와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 좀 더 자세히 둘러보고 싶었지만 시간 관계상 대충 훑어보고 아쉬운 마음으로 다음 장소인 중부경찰서로 이동하였다.

  대구중부경찰서 안에 경찰역사체험관이 있는데 경찰의 역사를 잘 보여주고 유치장 체험도 가능하고 경찰복도 죄수복도 입을 수 있었다. 실제로 모는 경찰오토바이도 진열돼 있어서 놀라웠다. 이 곳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가족여행으로 들르기엔 괜찮은 장소이다 싶다. 이곳도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자세한 구경을 생략하고 희움 일본군 위안부역사관에 찾아갔다.

  ‘가는 날이 장날이다.’이라더니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은 그날이 휴무일. 너무 아쉽다. 할 수 없이 다음 장소인 약령시한의약박물관으로 서둘리 발걸음을 옮겼다.

  날씨가 무덥고 목도 타고 땀을 뻘뻘 흘렀지만 안내판이 제대로 있지 않아서 힘들게 물어가면서 겨우 약령시한의약박물관에 다다랐다. 다다르고 보니 다른 장애인들도 제법 많이 왔다. 이동수단이 좋지 않아서 두 다리가 튼실한 우리는 계단을 타고 3층까지 올라갔다가 1층까지 천천히 내려가면서 둘러보았다. 같이 간 일행들은 감탄하면서 구경하였지만 나는 지난 5월 11일 어버이날 행사로 산청 동의보감촌에 다녀온 경험이 있는데 그 촌과 비슷한 분위기여서 별 감흥이 없었다. 다음 장소로 빨리 이동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리하여 다음 이동한 장소는 시인 이상화 고택이다. 이상화 고택 주변에 계산성당이 있는데 내가 대구로 올 때마다 자주 들르는 장소 중 하나이다. 성당이라는 이름을 가진 멋지고 웅장한 건물을 우러러 올려볼 때마다 마음이 편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나 그날만큼 날씨가 무척 더웠고 많이 지친 상태였다. 게다가 시간도 너무 없어 천천히 감상할 여유 없이 바로 최종 장소인 서문시장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또한 나와 함께 간 일행들도 더위로 인해 돌아다니는데 힘에 부쳐 보였다. 그래서 일행들의 이동거리를 줄여주기 위해 잠깐 대구에 살았던 경험을 살려 즉석에서 머릿속으로 최단 이동거리를 그려 빠르게 안내해드렸다.

  이동한 지 10분도 안 돼 도착한 서문시장 입구. 바로 맞은편에 동산의료원이 있는데 오랜 세월동안 역사와 함께 낡고 낡은 건물을 유지하고 있었다. 동산의료원과 서문시장 입구 사이에 몇 년 전 개통된 지하철역사가 공중에 조정돼 있고 그래서인지 그날따라 도로가 더 좁아보였다.

그러나 내 눈앞에 펼쳐진 서문시장은, 내가 대학시절에 전공준비물 구입으로 자주 들렀던 예전의 그 시장이 아니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가. 두 차례의 화재가 일어나서인지 예전의 발랄함을 거의 잃었다. 내가 입 마르도록 칭찬했던 서문시장의 먹거리들… 그리고 활기 넘쳤던 풍경들… 내가 알던 풍경들이 다 어디로 갔는가? 너무 낯설다. 같이 간 일행들은 어라? 분위기가 별로인데? 말하는 바람에 내가 더 무안해졌다. 아무튼 최종장소까지 왔으니 처음 집합한 장소로 돌아가자 하여 같이 왔던 일행들 중 3명이 먼저 택시를 타고 이동하고 나는 나머지 한명과 함께 택시 타고 처음 집합한 장소로 무사히 이동하였다.

  그러나 집합까지 시간이 남아있어 마른 목을 축일 겸 인근 카페에서 잠깐 쉬었다. 쉬었다가 집합시간이 되어 집합장소로 가서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왔다. 부산으로 내려오는 내내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하였다. 휠체어 타시는 분들과 함께 투어하고 보니 두 다리가 건강해서 몰랐던 사실을 그 분들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내가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장소여도 휠체어 타시는 분이 드나들 수 있는 조건에 맞지 않으면 이동하는데 힘들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래도 경사지의 변화가 심한 부산보다 대부분 평지인 대구에서 근대골목을 투어하는데 부산보다 낫지 않을까 생각도 해보았다. 그러나 청각장애 있는 내가 대구의 근대골목투어를 하여도 제대로 된 안내지원이 없으면 제대로 즐기기엔 힘들다. 둘러본 곳들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곳은 뭐라 하여도 경상감영공원인데 숨이 탁 트인 공원에서 맛깔스러운 역사해설과 함께 생생히 전달되는 수화통역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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